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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시 덕질]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학도서관 집시의 시간
    집시 이야기/집시 이야기 2019. 12. 4. 19:14

    와! 연소자 관람 불가! 최신 개봉!

     

    집시의 시간(Time of the Gypsies)은 에밀 쿠스트리차 영화감독과

    고란 브레고비치의 집시 음악이 만나 만들어진 1980년대 명작이다.

    참고로, 이 영화 제목의 원래 제목은 집시의 시간이 아니라...

     

    교수형에 처해진 집 (Дом за вешање / Dom za Vesanje / Home for Hanging) 이다!

    또는, 교수형의 고향? 여러 가지 뜻으로 번역을 할 수 있다만..

    확실한 건, 제목이 이 영화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을 뜻한다.

     

    한국에서는 찾아봐도 아무도 언급 안 하길래 내가 가장 먼저 해봤다.

    혹시, 대학에서 감상문 과제하는 학생들은 이거 쓰면 가산점 받을지도?

     

    아! 집을 교수형에 처한다는 뜻이구나!

    어쨌든, 이 영화를 보기 위해서 여러 가지 어둠의 경로를 찾아봤지만

    오래된 영화라서 화질 좋은 버전을 찾을 수가 없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한국어 자막 버전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DVD를 수소문하고 얼마 안 가서 찾아냈는데..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어라 집 앞이네

    동생과 함께 셔틀 버스타고 바로 그냥 달려갔다.

    정확한 위치는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학도서관 4층 영상자료실이다.

    혹시나 여기서 이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주고 싶긴 한데

    여기가 중앙 도서관처럼 외부인도 출입 불가한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DVD가 아니라 비디오 테이프였다!

     

    아싸라비아 콜럼비아

    평소에 에델레지(Ederlezi)를 들으며

    나름, 이 영화의 엔딩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펼쳐왔는데

    그 장면이 극초반에 나올 줄은 꿈에서도 몰랐다.

    더 말하면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말해줄 수가 없다.

     

    감상평을 얘기하자면,

    영화 자체가 상징적인 것이 많고 난해한 편이라서 한 번에 이해하기가 많이 힘들었다.

    상징들에 대해서 외국 칼럼들과 한국의 리뷰어들의 분석을 많이 찾아봤는데

    마치 외국의 말장난이나 패러디를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것처럼

    어느 상징들은 한국 감성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애초에 인터넷이 널리 보급된 시절에 나온 영화가 아니라서

    리뷰글이나 분석글 수가 매우 적은 것도 한몫했다.

    그래도, 한국의 블로거 분들이 써놓은 몇몇 글들만 봐도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지장이 없으니 꼭 참고해봤으면 좋겠다.

     

    아, 글을 원래 여기서 끝내려 했는데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몇 개 더 있다.


    1. 주인공 이름

    한국 자막에선 주인공을 계속 페르카니라고 부르는데 사실은 원래 이름은 페르한(Perhan)이다.

    '이'로 끝나는 세르비아의 발음 때문에 페르한, 페르하니라고 읽는 게 맞다.

    참고로, 그래서 Goran Bregovic도 고란 브레고비치라 읽는다.

    페르카니 어감이 더 귀여우니 봐준다!!

    근데 영화 리뷰에 누가 페란이라 쓴거야?

     

    2. 주인공 배우

    참고로 주인공 페르카니 역을 맡은 다보르 듀모비치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한국에서 누군가가 데버 더모빅이라고 언급했던 글을 봤는데.. 세르비아어로 읽어야 한다...

    (Davor Dujmovic, 20 September 1969 (Yugoslavia) ~ 31 May 1999, Novo Mesto (Slovenia))

    아쉬운 마음에 그의 생애를 찾아보면서 몇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급격하게 헤로인 중독으로 심한 우울증을 앓다가 집에서 목을 매달고 죽었다고..

    어..? Home for hanging..?

     

    3. 집시의 시간 배우들

    집시의 시간에 등장했던 배우들은 거의 다 실제 집시들이다.

    에밀 쿠스트라차 감독과 고란 브레고비치는 실제 집시들과 생활하면서 이야기를 썼다고 전해진다.

    심지어, 주역 중에서 전문 배우는 없었다고 하는데..

    ??? : 어 근데 페르카니 역 맡은 다보르부터 집시가 아닌데요? 아, 그 분 별명이 명예 집시에요.

    영화 퀄리티를 보면 정말? 이라는 감탄사부터 튀어나온다.

     

    4. 에델레지

    한국 가수 하림씨가 부른 버전과 베이루트 버전은 꼭 들어봤으면 좋겠다.

    집시의 시간의 OST인 에델레지는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나름 있는 편이다.

    적은 인기지만 그래도 집시어 노래 중에서는 유일할지도 모르겠다.

    에델레지는 고란 브레고비치가 동명의 집시 민요를 각색한 것이고

    내전으로 얼룩진 발칸반도의 많은 민족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한국으로 따지면 아리랑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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